풍해는 강풍에 의하여 작물에 물리적 또는 생리적 피해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특히 태풍이나 강한 바람이 지속될 때 작물의 생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봄철과 여름철에는 강풍에 의한 작물 도복, 낙과, 백수 현상 등이 자주 발생하며, 가을철 수확 직전에는 풍해로 인해 작물의 품질과 수량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벼, 보리, 수수, 옥수수 등 높이 자라는 작물이나 잎이 넓은 작물은 풍해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풍해는 단순히 작물의 형태를 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병해 발생을 유도하거나 광합성을 저해하여 작물 전반의 생육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풍해 발생 원인과 그 피해 유형, 효과적인 대책 수립은 안정적인 농업 생산을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1. 풍해의 원인과 발생 조건
풍해는 주로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 습도, 지형 등의 복합적 조건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히 풍속이 4~6m/s 이상으로 강해질 경우, 식물의 줄기나 잎, 열매 등에 물리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10m/s 이상의 바람에서는 낙과 및 작물 도복이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상대습도가 낮거나 토양 수분이 부족한 조건에서는 작물이 쉽게 건조피해를 입게 되어, 바람에 의한 기계적 스트레스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풍해는 크게 기계적 장해와 생리적 장해로 구분됩니다. 기계적 장해는 강풍으로 인해 작물이 쓰러지거나 줄기와 잎이 파열되며, 수확기 작물의 경우 낙과나 열매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생리적 장해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작물의 증산작용이 증가하고, 뿌리로부터의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광합성 효율이 감소하며 생장이 둔화되는 현상입니다. 또한 벼나 보리에서는 백수 발생, 옥수수에서는 수수화기의 낙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풍해는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여름철과 가을철에 특히 많이 나타나며, 해풍이 강한 지역이나 평야지대에서는 피해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벼와 같은 작물은 출수기나 등숙기와 겹칠 경우 풍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 시기 피해는 수량 감소로 직결됩니다.
2. 풍해에 의한 작물 피해의 양상
풍해로 인한 작물 피해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먼저 기계적인 피해로는 작물의 도복, 낙엽, 줄기 파열, 열매 낙과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벼나 보리처럼 키가 큰 작물은 강풍에 쉽게 도복되며, 도복이 심할 경우 수확 시 기계 수확이 어렵고 병해 발생률도 증가합니다. 옥수수나 수수처럼 키가 큰 작물은 꽃이나 이삭이 찢어지거나 부러지는 피해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생리적 피해로는 강풍으로 인한 과도한 증산작용으로 수분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잎의 기공이 과도하게 열리며 광합성 효율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또한 풍속이 2~4m/s 이상일 경우 기공이 닫히지 않아 단위 시간당 CO₂ 흡수가 감소하게 되고, 전분 생산이 제한되어 결과적으로 수량이 감소합니다. 토마토나 가지 등 과채류 작물에서는 열매 표면이 갈라지거나 기형과가 증가하며, 백수 피해로 과일이 성숙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납니다. 강풍은 병해충 유입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며, 상처 부위로 병원균이 침입하여 흰가루병, 탄저병 등의 2차 피해를 유발합니다. 해안 인근이나 섬 지역에서는 소금기 많은 해풍으로 인해 염해가 동반되며, 이로 인해 작물의 생장점이 손상되거나 전체 식물체가 고사하는 극심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풍해가 출수기나 수확기와 겹칠 경우 농가의 실질적인 경제 피해가 매우 큽니다.
3. 풍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 및 사후 대책
풍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 차단과 피해 최소화 전략을 병행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방풍림을 설치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바람의 방향과 직각이 되도록 교목을 일정 간격으로 식재하면 바람의 세기를 줄일 수 있으며, 교목과 관목을 혼식한 복층 구조의 방풍림은 효과가 더욱 큽니다. 방풍림은 10~15m의 높이로 식재하며, 그 하부에는 옥수수, 수수, 갈대 등을 함께 식재하여 바람의 저항을 분산시킵니다. 두 번째로는 방풍울타리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물망, 주목, 죽제바람막이, 플라스틱 패널 등으로 제작된 울타리를 작물 주위에 설치하여 직접적인 바람 피해를 줄입니다. 특히 시설재배지에서는 하우스의 측창이나 출입문에 방풍망을 설치하고, 해풍 차단을 위해 하우스 외벽에 부직포나 스크린을 덧대는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세 번째로는 작물 선택과 생육기 조절입니다. 풍해에 민감한 작물은 피하고, 내풍성이 강한 작물이나 품종을 선택하며, 이식이나 파종 시기를 조정하여 풍해 발생 시점과 민감한 생육기가 겹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또한 논에서는 배수로 정비를 통해 수분 과잉 상태를 해소하고, 조기재배로 풍해 시기의 출수기를 피할 수 있도록 합니다. 풍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즉시 병해충 방제를 실시하고, 상처 부위는 살균제를 이용해 2차 감염을 막아야 합니다. 벼는 병원균에 의한 백수 발생이 우려되므로 수확 전 도복 부위부터 제거하고, 병반이 심한 부분은 즉시 제거해야 합니다. 백수로 떨어진 열매는 반드시 수거하고, 부패한 작물은 곧바로 폐기하여 주변 작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