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습해의 발생기구와 작물 생리 반응, 습해 대책: 작부체계 및 시비 전략 중심, 배수의 실천적 적용과 유의사항

by sosoegg 2025. 5. 1.

습해는 농작물 재배에 있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특히 논과 같이 수분이 풍부한 환경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피해 유형입니다. 습해는 단순한 수분 과잉이 아닌, 토양 내 산소 부족과 이로 인한 뿌리 호흡의 저해, 환원성 물질의 생성 등 복합적인 생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져 작물 생육에 큰 타격을 줍니다. 본 글에서는 습해의 발생 기구와 이에 대응하는 작물의 내습성, 효과적인 대처 방안까지 단계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실제 재배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용적인 배수 방법도 함께 정리하였으니 습답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습한 토양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물 생육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이해해보겠습니다.

습해, 습해 대책, 배수

1. 습해의 발생기구와 작물 생리 반응

습해는 토양 내 수분이 과잉되어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뿌리의 호흡이 억제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로 정의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지온이 낮아 토양미생물의 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기물 분해가 더디고, 산소 부족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가 주를 이룹니다. 이를 ‘동기습해’라 하며, 작물의 생리적 활력 저하와 무기 영양분(N, P, K, Ca, Mg 등)의 흡수 장해가 대표적인 문제로 나타납니다. 반면, 봄과 여름철에는 고온 다습 조건에서 토양미생물의 활성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유기물 분해가 활발해지고, 환원성 유해 물질(CH₄, H₂S, CO₂ 등)이 대량 생성되어 ‘춘·하기습해’가 발생합니다. 이들은 토양 산소를 더욱 고갈시켜 뿌리의 호흡에 큰 부담을 주며, 특히 H₂S는 독성이 강해 뿌리 세포를 파괴하여 뿌리썩음을 유발합니다. 내습성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작물의 적응능력을 의미하며, 뿌리조직의 목화(木化) 정도나 부정근 발생력, 환원성 물질에 대한 저항성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뿌리가 목화되면 황화철(FeS) 등 유해물질 침입을 막을 수 있고, 얕은 근계나 부정근 발생이 활발한 작물은 상대적으로 내습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골풀, 미나리, 벼는 내습성이 뛰어난 작물이며, 반대로 파, 양파, 당근 등은 내습성이 낮아 습답에서 생육이 어렵습니다.

2. 습해 대책: 작부체계 및 시비 전략 중심

습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수 개선과 함께 작물 선택, 시비 방법 등 재배 전반의 관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첫째로는 배수 개선이 가장 핵심입니다. 밭 작물에서는 고랑을 깊게 파고 이랑을 높이는 휴립 휴파 방식이 효과적이며, 논에서는 휴립 재배를 도입하여 작토의 통기성을 높여줍니다. 둘째로는 객토나 부식물, 토양개량제를 활용하여 토양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세사(가는 모래)를 혼입하거나 유기물을 보강하면 입단 구조가 형성되고, 투기성이 향상되어 수분 과잉 상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작물 및 품종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맥류 중에서도 보리나 밀보다 율무나 밭벼가 내습성이 높으며, 채소 중에서는 미나리나 양배추, 가지 등이 비교적 습한 환경에 잘 적응합니다. 과수의 경우 포도, 밀감, 감나무 등은 내습성이 중간 이상이며, 올리브와 같은 내건성 과일나무는 내습성이 떨어져 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시비 전략 측면에서는 미숙 유기물의 사용을 지양하고, 황산근 비료(황산암모늄, 황산칼륨 등)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비료는 환원 조건에서 유해한 황화물 생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뿌리의 산소 부족을 고려하여 표층 시비를 통해 흡수 경로를 지표면 가까이 유도하고, 필요시 엽면시비로 보충 영양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과산화석회(CaO)는 토양에 산소를 방출하여 발아 및 초기 생장을 촉진하는 데 활용됩니다.

3. 배수의 실천적 적용과 유의사항

습해 방지를 위한 배수 방식은 크게 명거배수와 암거배수로 나뉘며, 지형과 작물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명거배수는 논과 밭에 도랑을 파서 물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설치가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듭니다. 암거배수는 지하에 배수관을 설치하여 땅속의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효율이 높지만 초기 비용이 발생합니다. 암거배수에는 콘크리트관, PVC관, 오지토관, 폴리에틸렌관 등 다양한 자재가 활용되며, 간이암거는 대나무나 돌, 섶, 나뭇가지 등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무재암거는 천공기 등을 활용하여 지하에 수직 배수 구멍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배수가 어려운 점토질이나 이탄지에 적합합니다. 기계 배수는 펌프를 활용해 빠르게 물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강우 직후 빠른 배수가 필요한 경우 활용됩니다. 단, 암거배수를 실시한 직후에는 미숙 유기물 분해가 활발해져 암모니아 발생이 증가하므로, 질소 비료는 감비하여야 도복이나 병해 발생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벼의 생육 초기에는 암거를 막아 수분을 보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지온이 낮고 뿌리의 산소 요구량도 적기 때문에 과도한 배수는 비료 유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토양의 환원성 황화물이 산화되면 황산이 생성되어 산성화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석회 시용을 통해 pH를 조절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습답은 체계적인 배수와 관리만 이루어진다면 상당한 수량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논토양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배수를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작부 체계 전반을 조정하고 유기물, 미생물, 토양구조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습해는 단순한 수분 과잉이 아닌, 작물 생리와 토양 생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국지성 호우나 예기치 못한 강우 패턴이 잦아지는 지금, 배수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농업 현장에서도 단편적인 처방보다는 작부체계, 토양 개량, 시비 방법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습답을 단순히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잠재 생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는 전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장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맞춤형 습해 관리 전략이 더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