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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적 발육의 개념과 생장 단계 구분, 화성 요인, 작물의 발육상 유형과 환경 반응

by sosoegg 2025. 5. 13.

작물의 생장과 발육은 단순히 키가 자라고 잎이 커지는 단계를 넘어서, 일정한 생리적 전환점을 기준으로 하는 상적 발육(phasic development)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는 작물이 유묘기에서 영양생장을 거쳐 생식생장으로 넘어가는 일련의 과정으로, 각 단계마다 정교한 환경 신호와 생리적 반응이 수반됩니다. 특히 화성(flowering)은 작물의 생식 생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중요한 시기로, 작물의 수확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재배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작물은 이 시기에 내부 호르몬의 조절과 외부 온도, 광주기, 춘화 조건 등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본 글에서는 작물의 상적 발육 개념, 화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그리고 작물의 발육상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보겠습니다.

상적 발육, 작물 발육

1. 상적 발육의 개념과 생장 단계 구분

상적 발육(phasic development)은 작물이 단순히 성장하는 것이 아닌, 일정한 순서에 따라 기관의 발달과 분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생장(growth)은 생체의 양적 증대, 예를 들어 잎의 확대나 줄기의 신장을 포함합니다. 반면 발육은 질적인 변화, 즉 생식 기관의 형성과 같은 구조적 전환을 동반합니다. 상적 발육은 크게 영양생장(vegetative development)과 생식생장(reproductive development)으로 나뉘며, 작물은 이러한 단계들을 순차적으로 경과하면서 최종적으로 종실 형성을 완성하게 됩니다. 상적 발육은 하나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명확한 전환이 있으며, 이를 '상(phase)'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유묘기에서 영양생장기로, 다시 생식생장기로 이어지는 각 단계는 특정 조건 하에서만 진행되며, 이전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발육 단계는 단순한 연속이 아닌, 발육상의 전환점에서 특정 자극이 필요하며, 환경 조건에 따라 그 전환 시기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련의 작물생리학자 Lysenco는 가을밀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발아 이후 저온 조건을 거쳐야 화성이 유도된다는 점을 밝혔으며, 이 이론은 춘화 요건(vernalization) 개념과도 연관됩니다. 따라서 재배자는 작물의 상적 발육 단계를 이해하고 이에 맞춘 환경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최적의 수량과 품질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화성 요인: 내적·외적 신호의 작용

작물이 생식생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화성(flowering)이 필수적으로 일어나야 하며, 이를 유도하는 요인은 크게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나뉩니다. 내적 요인에는 식물호르몬과 탄질비(C/N율), 생육기 동안의 경과일수, 기관의 성숙도 등이 있으며, 외적 요인으로는 광주기, 온도, 춘화 요건, 수분 상태 등이 있습니다. 식물호르몬 중에서는 옥신(auxin)과 지베렐린(gibberellin, GA)이 화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GA는 추운 계절을 지나야 화성이 일어나는 추파성 작물에서 저온을 대체하는 생리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온대 작물의 화성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탄질비(C/N 비율) 또한 중요한 요소로, 생식기관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세포 내 탄소함량이 질소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적 요인으로는 '춘화(vernalization)' 조건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일정 기간 이상 저온에 노출되어야 화성이 유도되는 생리적 반응으로, 가을밀, 보리 등 추파성 작물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반면 광주기(photoperiod)는 작물이 하루 중 밝은 시간의 길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리로, 특히 단일 또는 장일 조건에서 특정 기간 이상 유지될 때 화성이 유도됩니다. 이러한 화성 요인은 작물의 품종에 따라 달라지며, 조기 재배나 지역에 따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해당 품종이 요구하는 화성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동일한 종이라도 지역이나 온실 환경에 따라 화성 시점이 조절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3. 작물의 발육상 유형과 환경 반응

작물의 발육상은 감온성(thermophase)과 감광성(photophase)이라는 두 가지 큰 축으로 나누어 설명됩니다. 감온성 발육상은 특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 발육 단계가 촉진되는 경우이며, 감광성은 일정한 광주기 조건에서만 발육이 진전되는 작물 특성을 의미합니다. 특히 감온성의 경우, 감온기라 불리는 일정한 온도 노출 기간 이후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며, 감광성은 봄철의 일장 증가나 가을의 일장 감소와 같은 자극이 발육 단계의 전환점이 됩니다. 작물별로 요구하는 발육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벼는 감온성과 감광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 일정한 온도와 일장이 함께 맞아야 화성이 유도됩니다. 옥수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감광성보다 감온성에 민감하며, 고온조건 하에서 발육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반면 토마토와 같은 일부 채소류는 감광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온도와 내부 생리적 요인에 따라 비교적 유연한 발육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작물의 발육상 중 ‘최소 작엽수’라는 개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주경(主莖)에 최소한 몇 개의 잎이 전개되어야 화분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을밀의 경우 최소 작엽수는 5엽 내외이며, 보통 환경 조건이 나쁠수록 더 많은 엽수를 필요로 합니다. 반면 온실과 같이 온도와 일장이 안정된 환경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발육 단계가 전환되며, 이러한 작물의 생리적 특성을 재배 시기에 반영해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합니다. 작물의 상적 발육을 예측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작물이 필요로 하는 발육상 조건을 파악하는 것이 선결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생육 기간을 단축하거나 조절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수량과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배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