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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초의 하고현상, 하고현상 완화 대책, 열해의 기작과 작물의 내열성

by sosoegg 2025. 5. 10.

작물 생육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 중 온도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름철 고온기에는 작물의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생육이 정지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중에서도 여름철 목초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하고현상"은 사료 생산성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고온에 따른 생리적 손상인 "열해" 또한 농작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온 스트레스는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품질 저하, 병해충 증가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므로 사전 예방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고현상의 원인과 대책, 열해의 기작과 작물의 내열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고현상, 열해 작물

1. 목초의 하고현상

하고현상은 여름철 고온기 동안 일시적으로 목초의 생육이 정지되거나 황화되며, 심한 경우 고사까지 이르게 되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주로 내열성이 약한 한지형 목초(예: 켄터키블루그래스, 레드클로버, 오처드그래스 등)에서 관찰되며, 우리나라 평지에서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24°C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나타나기 쉽습니다. 목초의 주요 생육 온도 범위는 대체로 10~24°C 사이이며, 24°C를 초과하면 생육이 둔화되고, 지속적인 고온 노출은 광합성과 호흡의 균형을 깨뜨려 조직이 손상됩니다. ‘스프링 플러시(spring flush)’로 불리는 5월의 급성장 이후 여름철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하며, 이는 가축의 사료 수요량과 맞지 않아 공급 불균형이 초래됩니다. 특히 수분 부족과 고온 스트레스가 중복될 경우, 뿌리 활력 저하와 조직 괴사로 이어져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하고현상은 단순한 생육 저해를 넘어, 사양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농업 현상입니다.

2. 하고현상 완화 대책

하고현상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초종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의 여름 고온 환경을 고려하여 내열성이 강한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부지역에서는 고온기 생육이 가능한 오스체드그래스, 버뮤다그래스 등의 품종이 권장됩니다. 둘째, 혼파 방식의 활용입니다. 한지형 목초와 난지형 목초를 혼합하여 파종함으로써, 고온기에는 난지형이 우세하게 생육하고, 서늘한 계절에는 한지형이 다시 번성하는 형태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적절한 방목 및 채초 시기 조정도 중요합니다. 스프링 플러시 시기에 집중되는 생육을 분산시키기 위해, 봄철에는 조기 채초를 실시하고 여름철에는 방목 압력을 낮추어 하고현상의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넷째, 토양 수분 관리입니다. 가뭄 조건에서는 하고현상이 더욱 심화되므로, 여름철 충분한 관수를 통해 뿌리의 활력을 유지하고 열 스트레스를 완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비 관리 측면에서는 질소 과다 시비를 피하고, 유기물 공급을 통해 토양의 수분 보유력과 통기성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열해의 기작과 작물의 내열성

열해(heat injury)는 고온으로 인해 작물이 받는 물리적 또는 생리적 손상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열해는 최적 생육온도보다 10~20°C 이상 높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발생하며, 세포막 변성, 효소 비활성화, 광합성 저해 등의 기작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40°C 이상에서는 식물의 광합성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고, 50°C에 도달하면 호흡 작용도 정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해의 발생은 작물의 종류, 생육 단계, 수분 상태, 품종 특성에 따라 다르며, 광합성보다 호흡이 우세하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커지고 생육 효율은 급감합니다. 작물의 내열성은 품종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며, 일반적으로 두꺼운 큐티클 층, 깊은 뿌리계, 많은 유관속 세포를 가진 작물이 내열성이 강합니다. 내열성이 높은 품종으로는 사탕수수, 기장, 옥수수 등이 있으며, 감자는 상대적으로 내열성이 약한 작물입니다. 환경 요인으로는 고온, 건조, 다조성 환경에서 장기간 생육한 작물일수록 내열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고온기에는 내열성 품종 선택과 함께, 차광망 설치, 적정 관수, 지온 억제를 위한 피복재 사용 등도 병행해야 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고현상과 열해는 단순한 고온 피해를 넘어,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실질적 증거라고 생각됩니다. 예전보다 더 자주, 더 길게 이어지는 여름철 고온은 목초지와 밭작물 모두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기술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지역 농가와 정책 차원의 협업이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단기 대응보다도 내열성 품종 개발과 지속 가능한 생태 기반 농업 시스템 마련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 봅니다. 현장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농업인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이 정착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