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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결과와 수분 매개, 적화·적과와 해거리 방지, 낙과 방지와 성숙기 조절

by sosoegg 2025. 5. 27.

작물의 결실은 재배성과와 직결되는 핵심 생리 과정입니다. 하지만 모든 꽃이 열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과실의 수량과 품질은 환경, 생장 호르몬, 수분 및 수정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결실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결실 조절'이라 하며, 이는 단위결과 유도, 수분 매개, 적과 및 적화, 봉지씌우기, 낙과 방지, 성숙기 조절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됩니다. 본 글에서는 결실 조절의 주요 기술들을 소개하고, 작물 생리와 재배 효율성 향상 측면에서 그 의미와 효과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단위결과와 수분 매개

단위결과(parthenocarpy)는 수정 없이도 열매가 형성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씨가 없는 과실 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상품성 향상에 크게 기여합니다. 포도, 수박, 오이 등은 인공적으로 지베렐린(GA)이나 옥신(Auxin)을 처리해 단위결과를 유도할 수 있으며, 수박의 경우 삼배체 상호전지를 통해 씨 없는 과실 생산이 가능합니다. 단위결과는 식감 향상과 가공 편의성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수분 매개는 결실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곤충, 바람,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상업적 재배에서는 수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이 동원됩니다. 특히 곤충이 부족하거나 자가불화합성이 있는 품종에서는 인공수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공수분은 붓, 솜, 기구 등을 이용해 수술에서 채취한 화분을 암술머리에 직접 수분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수분용 화분의 혼식이나 집중개화 유도 등 환경 조절도 함께 고려됩니다.

수분수를 선정할 때는 주화 품종과의 친화성, 개화기 일치성, 수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사과나무, 배나무는 20~30%의 수분수를 혼식하여 수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귤류의 경우 '워싱턴네이블'과 같은 자가불화합성이 있는 품종은 반드시 타 화분을 수분 매개로 활용해야 안정적인 결실이 가능합니다.

2. 적화·적과와 해거리 방지

결실 이후에는 착과수 조절을 위해 적화(摘花)와 적과(摘果)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적화는 개화 직후 꽃 수를 조절하는 작업으로, 수분 및 착과의 효율성을 높이며, 과도한 생식 생장으로 인한 수세 불균형을 예방합니다. 적과는 착과 후 일정 시기에 과실을 솎아내어 수량과 품질을 조절하는 작업입니다. 일반적으로 적과는 과실 비대기 이전, 즉 화기 종료 후 2~3주 내에 실시하며, 상품성 높은 열매가 최종적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적화 및 적과에는 화학제 사용도 병행됩니다. 적화제로는 황산아연, DNOC 등 화기 조절 물질이, 적과제로는 에테폰, NAA, ABA, BA 등 생장조절제가 사용됩니다. 이들은 꽃이나 어린 과실의 호흡률을 높이거나 세포 분열을 억제하여 낙화·낙과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특히 품종별 민감도 차이를 고려한 정밀한 적용이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해거리(결실의 격년 발생) 방지도 중요합니다. 해거리는 한 해 풍년 이후 다음 해에는 과실이 거의 없는 현상을 말하며, 조기 적화와 적과, 수세 조절, 생장 균형 유지 등을 통해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착과는 나무의 수세를 소진시키고 다음 해 생식 생장을 억제하므로, 연속적인 수확을 위한 생육 균형 유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사과, 감나무, 복숭아 등에서는 해거리 발생이 빈번하므로 적절한 인위적 조절이 필요합니다.

3. 낙과 방지와 성숙기 조절

과실이 자라면서 낙과하는 현상은 기계적 원인, 생리적 이상, 수확 전 조기 낙과 등으로 나뉩니다. 생리적 낙과는 수분 부족, 양분 결핍, 고온·저온 스트레스 등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수확 1~2개월 전부터 발생합니다. 조기낙과는 화기 직후 수정 실패나 배반구조 이상에 의해 발생하며, 품종과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수확 전 낙과는 수분수 부족이나 세포벽 분해 효소 활성 증가로 인해 발생하며, 낙과 방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낙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관수와 비료 시비, 토양 건조 방지, 병해충 예방, 온도 조절 등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옥신 2,4-D 등의 생장조절제를 살포하면 이층 형성을 억제하고 과실의 착과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에틸렌 억제제나 칼슘 시비는 세포벽 강화를 통해 조기 낙과를 방지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한편, 성숙기 조절은 수확 시기 조절과 품질 향상을 위해 사용됩니다. 성숙 촉진을 위한 처리제로는 에테폰이 대표적이며, 포도와 감귤류에서 착색 및 당도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반대로, 성숙 억제를 위해 NAA, 칼슘아세테이트 등이 이용되며, 과실의 장기 저장성을 높이고 수확 기간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적절한 성숙기 조절은 노동력 분산, 품질 안정화, 수확량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실 조절은 단순한 수량 조절을 넘어, 작물의 수세 관리와 생리 생장 균형을 위한 매우 중요한 농업 기술입니다. 특히 기후 변화와 재배 밀도 증가로 인해 생리적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현대 농업에서는 더욱 정밀한 조절이 요구됩니다. 다양한 생장조절제의 활용뿐 아니라, 물리적·생리적 관리의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며, 이러한 기술은 지속 가능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핵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결실 조절이 단지 인위적 통제라기보다는 식물의 생장 리듬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농부의 섬세한 감각이 반영된 예술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개입을 통해 자연과 협력하며,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결실 조절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요. 앞으로도 현장 경험과 과학적 지식이 조화를 이루는 정밀농업의 발전이 더욱 기대됩니다.